동생의 자소서를 봐주면서 든 생각 - 자소서는 어떻게 써야하나?

 동생의 자소서를 봐주면서 든 생각 - 자소서는 어떻게 써야하나?

동생이 쓴 자소서 첨삭해준 흔적

필자한테는 4살 터울의 동생이 있다. 군대를 다녀오고 자격증 공부 + 자소서 작성 + 아르바이트로 열심히 살고 있다. 먼저 직장을 다니고 있는 나에게 자소서를 봐줄 수 없겠냐고 연락이 왔다. 기술사 공부로 바쁘게 살고 있지만 열심히 사는 동생에게 형으로써 도움을 주고자 빠르게 자소서를 봐주었다.

동생의 자소서를 첨삭해주면서 자소서는 어떻게 써야한다고 말해주었다. 말해주다보니 그냥 휘발시키기에는 아까워서 블로그에 정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1. 자소서는 어떻게 써야하는가?

1) 첫문장은 문항 전체의 핵심을 담는 소제목 혹은 문장으로 

자소서와 같이 목적이 있는 글은 반드시 읽는 사람을 생각하고 써야한다. 자소서는 회사의 인사담당자가 보는 글이다. 인사담당자는 어떤 사람인가? 바쁘다. 2000자, 3000자 되는 자소서를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볼 여유가 없다. 그런 인사담당자를 위한다면 최대한 자소서는 짧게 써야하지만 그렇다고 한 줄 띡 쓰면 성의없어서 탈락한다. 

첫문장만 읽어도 '이 사람이 어떤 경험을 했고 무엇을 말할지 알겠다. 근데 궁금하니 좀 더 봐야지.' 이런 생각이 들게 해야한다. 


2) 반드시 구체적으로 (추상적인 서술 금지)

A '저의 역량을 바탕으로 회사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B '물류창고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재고 회전율을 50% 높여보겠습니다.'

A, B 두 문장 중 뭐가 구체적인가? 누가봐도 B다. 대부분 자기소개서를 쓰면 A처럼 쓴다. B처럼 구체적으로 쓰려면 경험을 잘 녹여내는 것과 숫자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물류창고라는 구체적인 경험이 들어갈 수 있는 단어와 50%라는 숫자는 인사담당자에게 신뢰를 준다. '이 사람 진짜 일 해봤나 보네?' 라고 생각이 들게 한다. 

인사담당자는 구체적인 글을 좋아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구체적인 글을 좋아한다. 추상적인 글은 자기계발서에서나 먹히는 거다. 

3) 경험 1개로 채우기에 너무 장황해지면 경험 2~3개를 분할해서 쓰는 것도 방법

자소서 문항에는 각 글자수가 제한되어 있다. 보통 500자, 700자 정도이다. 1000자가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긴 문항의 경우에 하나의 소재로 글자수를 채우다보면 내용이 장황해지고 지루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2~3개의 경험을 간략하게 적어서 보다 다양한 경험을 겪은 것을 알리면서 경험의 핵심을 전달할 수 있는 효과를 낼 수 있다.



4) 절대 거짓말은 안된다.

쓸 경험이 정말 없으면 군대경험이라도 녹여내라고 한다. (하지만 군대경험은 비추천한다. 군대는 자의로 간게 아니기 때문이다.) 군대경험을 쓰더라도 거짓말은 절대 안된다. 거짓말은 티가 난다. 티가 안나더라도 자기소개서가 면접까지 활용되기 때문에 거짓말은 무조건 들통난다. 


5) 어색한 문장, 비문은 꼭 고치자. (문장은 간단하게, 길지 않게)

우리가 신문이나 기사에서 글을 보다가 이해가 안가는 문장을 가끔 볼 수 있다. 그런 문장을 만나면 '뭐지? 이게 무슨 소리인가?' 라고 생각이 든다. 그러면 다시 그 문장을 본다. 사람은 이해가 안가면 거부감을 느낀다. 정말 열심히 쓴 자소서가 하나의 비문때문에 자소서 전체의 느낌을 안좋게 만든다. 

요즘은 자소서 사이트가 꽤 있는 거로 알고있다. 오탈자, 비문 등을 점검해주는 기능이 있으므로 꼭 활용해서 비문을 고치자.

그리고 자소서에 쓰는 글들은 길어지면 안된다. 문장은 길어지면 무슨 말을 하는지 핵심이 안잡힌다. 그렇다고 너무 짧으면 초등학생이 쓴 일기 같다. 적당히 짧지도 길지도 않게 써야한다. 본인마다 글쓰기 스타일이 있으므로 딱 어떻게 해야한다는 규칙은 없다. 다른 사람이 보았을때 한번에 이해가 되는 문장수준이면 적당하다. 



2. 자소서 쓰기 전 꼭 살펴봐야 하는 것

1) 내가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의 홈페이지

회사의 홈페이지에는 회사의 가치, 목표 등 정말 많은 정보가 있다. 이런 정보를 활용해서 자기소개서를 써야한다. 제일 좋은 건 그 회사 사람들이 많이 쓰는 단어가 자기소개서에 녹아있는 거다. 

사람은 친근한 것에 긍정적인 느낌을 받는다. 인간의 뇌가 그렇다. 낯선 것, 새로운 것은 우선 일차적으로 거부반응을 일으킨다. 그러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그런 사람은 뇌의 특성을 알고 있거나 진짜 몇 안되는 특별한 사람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낯선 것에 거부감을 일으킨다. 

수백명, 수천명이 쓰는 자기소개서를 보는 인사담당자는 새로운 글을 몇천개를 보아야 하니 당연히 거부감이 든다. 근데 첫문항의 첫문장에서 내가 알고 있는 단어들이 많이 나오는 걸 본다면 어떤 반응일 것 같은가? '어 이 사람 뭘 좀 아네?' 하면서 친근함을 느낀다. 

자기소개서 첫문항, 첫문장에서 인사담당자가 친근함을 느낄 수 있게 회사와 관련되 단어를 나의 경험과 잘 버무려서 써주면 100점이다. 

2) 나의 경험

자기소개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글로 보여주는 거다. 인생은 경험으로 구성된다.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일을 겪었고, 어떤 사람인지 그 사람의 쓴 500자, 1000자 글에 묻어난다. 


3. 마무리하며


뭐든지 전략이 필요하다. 자기소개서라는 글을 쓸 때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턱대고 쓰기만 했다고 해서 서류합격이 되지 않는다. 

이 글을 보는 사람이 누구인지 (AI일 수도 있다) 어떤 목적의 글인지를 알고 전략을 갖춘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글을 많이 써보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얼마나 올바른 방향으로 글을 쓰는가도 진짜 중요하다. 수능 공부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수능이 아닌 다른 시험을 치른다면 그게 올바른 방향인가?

내가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누가 이 글을 보는지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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